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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송] 엔딩 클리어 후 솔직 리뷰 – 난이도·스토리·아트 총평

마녀와 도깨비 2025. 9. 12. 15:43

 

1. 아트와 음악

실크송의 아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침침하고 벌레 소굴 같은 분위기가 기본이다.
채도가 확 튀는 경우는 드물지만, 지역마다 디테일과 분위기 차이는 분명하다.

 

폐허 같은 감옥, 습기 찬 지하, 붉은 꽃이 드문드문 피어 있는 숲 등, 미묘하게 색을 달리해 구분감을 준다.

그래픽 자체는 화려하다기보단 섬세하다.
작은 벌레의 움직임이나 배경 구조물의 흔들림이 세밀하게 표현돼 있어, 공간이 실제로 살아 있는 느낌을 준다.

 

전작보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뚜렷해져 긴장감을 주는 연출이 강화됐다.

 

 

음악은 현악기 중심의 테마가 이어지지만, 지역마다 분위기에 맞춰 변주된다.
던전에선 현이 낮게 깔리고 타악이 얹혀 압박감을 주며, 보스전에선 선율이 급격히 빨라져 전투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특히 엔딩 직전 음악은 거의 멈추듯 줄어들다가 마지막에 강하게 터져 여운을 남긴다.

 


2. 조작감

호넷의 움직임은 전작 주인공보다 확실히 빠르고 날렵하다.
점프와 대각선 대시 같은 액션이 기본으로 가능해서 초반부터 공중전이 덜 답답하고,

공격과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확실히 조작적인 측면에서는 더 자유로워졌다.

 

패링은 성공했을 때의 손맛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하지만 타이밍이 빡빡해 초반에는 실패할 때가 많았고, 그 대가가 커서 “이걸 굳이 쓰는 게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회복 방식은 전작과 달리 실을 묶는 바인드인데, 시전 시간이 길다.
안전한 순간을 못 잡으면 그대로 끊기기 때문에 매 전투에서 회복 하나가 전략적 선택이 된다.

 

결론적으로, 조작 자체는 더 다양하고 자유로워졌지만 그만큼 실수 여지가 커졌다.
좋게 말하면 긴장감 있는 설계고, 나쁘게 말하면 피로도가 늘어난 셈이다.


3. 탐험 요소

맵 탐험은 이번에도 게임의 핵심이다.

메트로배니아류의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라면 여기서 가장 큰 벽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

특히 이번 작은 방대한 맵 크기에 비해 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이

난이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도는 여전히 바로 주어지지 않고, 지도 상인을 찾아서 돈을 내야 한다.
게다가 잉크를 따로 사야 내가 다닌 길이 기록돼서, 돈이 부족하면 반쪽짜리 지도만 들고 다니게 된다.

 

곳곳에 숨어 있는 비밀 통로나 숏컷을 발견할 때의 재미는 있었지만,
의자 위치가 멀거나 보스방까지 가는 길이 긴 구간이 의외로 많아 피로하게 느껴졌다.

(특히 심판과 그롤 잡으러 가는 길 ㅅㅂ)

 

다만 중간 중간 얻는 특수 기술들을 단순히 전투 보조가 아니라 탐험에 적극 활용하게 만든 점이 돋보였다.

부양, 고리, 더블점프, 대시 같은 능력이 전부 탐험을 위한 장치처럼 쓰이면서,

그걸 조합해 다양한 맵 구간을 풀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또 전작에서는 없었던 시간제한 플랫포밍(대표적으로 3장의 심연 탈출)도 도입돼서 긴장감을 줬다.

이런 요소 덕분에 탐험이 단순히 길 찾기에서 끝나지 않고, 일종의 퍼즐처럼 느껴졌다.


4. 성장과 빌드

성장은 문장과 도구 조합으로 이뤄진다.
문장 슬롯이 제한돼 있어 어떤 효과를 챙길지 늘 고민해야 하고, 진행할수록 빌드 실험의 폭이 넓어졌다.

빌드에 따라 같은 보스전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변하는 건 확실히 재미있었다.

단점은 초반 슬롯이 적어 선택지가 좁다는 점.

다양한 빌드의 진가를 느끼려면 중후반까지 버텨야 한다.


5. 보스전과 난이도

보스전은 전반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체력 여유가 있어도 왠만한 패턴은 한 방에 두 칸씩 날아가서, 실수 몇 번이면 그대로 끝나버린다.

 

특히 힘들었던 건 잡몹이 끼는 전투다.

생각보다 1:1보다 잡몹 나오는 보스가 많아서 상당히 빡친다.

보스 패턴만 보고 움직이다가, 잡몹이 갑자기 들어오면 타이밍이 엇나가서 허무하게 죽는다.

 

더 빡치는건 보스방까지 가는 길이다.
의자에서 보스방까지 가는 길이 길거나, 가시/낙사를 다시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의지를 먼저 바닥난다.

 

분명 재미있는 건 맞는데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의 소모가 큰 편이라,

재미와 피곤함이 동반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6. 스토리

실크송의 스토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설명만 주고,

나머지는 플레이어 해석에 맡기는 방식이다.
짧은 대사와 배경 장식 하나하나가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고,

이를 어떻게 이어붙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호넷은 새로운 왕국 팔룸에 끌려오다가 추락하며 시작한다.
이후 각 구역을 돌파하며 왕국의 비밀을 파헤치고, 최종적으로는 이 땅의 주인인 존재와 맞닥뜨리게 된다.

 

노멀 엔딩과 심연 엔딩으로 갈라지는 분기가 있는데 그 차이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심연 루트는 추가 지역과 조건 충족이 필요해 플레이타임이 10시간 이상 길어지고,

결말의 메시지도 왕국 계승과 파멸이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갈라진다.
반대로 노멀 엔딩은 다소 허무하게 끝나서, 노멀 엔딩만 보고 끝낸다면 반쪽짜리 경험이 되버릴 것이다.


7. 총평 (★☆)

완벽하다고 볼 순 없지만 잘 만든 게임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다크소울 마냥 패배를 반복하고 다시 도전하는 재미는 여전히 강렬했고,

침침한 아트와 음악은 마지막까지 몰입하게 만들었다.

 

특히 전작 팬들에게 충분히 권할 만한 게임이다.
호넷 특유의 빠른 움직임은 전투를 더 박진감 있게 만들었고, 문장·도구 시스템은 빌드 고민을 확실히 늘려줬다.
탐험은 여전히 긴장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새로운 구간을 열어가는 재미는 전작 이상이었다.

 

다만 초반 난이도는 분명 진입장벽이 된다.
보스와 잡몹 모두 공격력이 높아 몇 번의 실수로 전멸하기 쉽고 (2칸 공격이 너무 많다)

의자 부족과 지도 시스템도 여전히 불편해서, 방향 감각이 약한 사람은 같은 길을 빙빙 돌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딩까지 보고 나면 짜증과 성취가 동시에 남는 묘한 만족감이 있다.
단점은 뚜렷하지만, 그걸 감수하고도 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

 

개인적인 별점: 4.5 / 5